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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실체 없는 '은행 업계 1위 Toss'

by 에디터_가을여행 2025. 10. 20.

안녕하세요. 에디터 가을여행입니다.

혹시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PC 앞에 앉아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공인인증서(현 공동인증서) 비밀번호를 누르고, 마지막으로 스마트폰 ARS 인증까지 거쳤던 '불편한' 경험을 기억하시나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금융'은 복잡하고 어려운, 전문가의 영역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모든 과정이 스마트폰 앱 하나로 통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심에 바로 '토스(Toss)'가 있죠. 최근 흥미로운 유튜브 영상([머니스토리] 토스 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영상의 제목이 참 도발적이더군요. "실체도 없는데 1등?"

정말 그렇습니다. 토스는 처음 시작할 때 은행도, 증권사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간편 송금' 서비스 하나만 들고나온 스타트업이었죠. 하지만 지금 토스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쓰는 금융 앱이 되었고, 토스뱅크와 토스증권을 거느린 거대한 금융 그룹이 되었습니다.

과연 지점 하나 없는 이 '앱'이 어떻게 전통적인 은행 업계를 뒤흔들고 점령할 수 있었을까요? 오늘 그 비결을 영상의 내용을 바탕으로 깊이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시작은 단 하나의 '불편함'이었습니다: 공인인증서 없는 간편송금

모든 위대한 혁신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일상 속 '불편함'을 해결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토스의 시작도 정확히 그랬습니다.

2010년대 초반, 모바일뱅킹은 존재했지만 '편리'하지 않았습니다. PC에서 하던 공인인증서, 보안카드, 계좌 비밀번호 입력을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그대로 반복해야 했죠. 송금 한 번 하려면 10단계가 넘는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토스(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었습니다. "왜 돈을 보내는 과정이 이렇게 복잡해야 할까?"

토스는 이 모든 과정을 단 3단계(보낼 금액 입력, 받을 사람 선택, 암호 입력)로 줄였습니다.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를 과감히 없앴습니다. 처음 이 서비스가 나왔을 때 시장의 반응은 '혁신'과 '불안'이 공존했습니다. "이렇게 간편한데, 안전할까?"

하지만 토스는 강력한 보안 기술(이중 암호화, 데이터 분리 저장 등)을 내세우며 사용자들을 안심시켰고, 무엇보다 '압도적인 편리함'을 경험한 사용자들은 폭발적으로 반응했습니다. 2015년 출시 이후, 토스의 간편송금은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2. '실체 없는 1등'의 역발상: 사용자를 먼저, 면허는 나중에

영상의 제목처럼, 토스는 '실체(은행 면허)'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1등(플랫폼 사용자 수)'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토스 전략의 핵심입니다.

기존 금융사(KB, 신한, 하나 등)의 방식은 이렇습니다.

  1. 은행이라는 '실체(면허)'를 가진다.
  2. 다양한 금융 상품(예금, 대출, 펀드)을 만든다.
  3. 이 상품을 팔기 위해 고객을 모은다. (앱, 지점)

하지만 토스는 이 순서를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1. 가장 불편한 '송금' 문제 하나를 해결해 사용자를 모은다. (플랫폼 구축)
  2. 수천만 사용자가 모인 플랫폼(토스 앱)을 만든다.
  3. 이 사용자들에게 필요한 금융 서비스(은행, 증권) 면허를 취득해 직접 제공한다.

이것은 '금융업'의 접근 방식이 아니라 'IT 플랫폼(네이버, 카카오)'의 접근 방식이었습니다. 사용자가 없는 서비스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간파한 것이죠.

수천만 명의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를 확보한 토스는 이미 '승리한' 플랫폼이었습니다. 이 강력한 사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2021년 '토스뱅크', '토스증권'을 출범시켰을 때, 이들은 '신규 은행'이나 '신규 증권사'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수천만 명의 잠재 고객을 확보한 '준비된 1등'이었죠.

3. 금융의 '슈퍼앱' 전략: 토스 생태계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다

토스가 간편송금 하나만으로 만족했다면 지금의 모습은 불가능했을 겁니다. 토스는 '간편송금'으로 사용자를 유입시킨 뒤, 그들이 앱을 떠나지 않도록 모든 금융 서비스를 앱 안에 집어넣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슈퍼앱(Super App)' 전략입니다.

지금 토스 앱을 켜보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 은행 (토스뱅크): '지금 이자 받기', '먼저 이자 받는 예금' 등 파격적인 상품을 내놓으며 기존 은행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 증권 (토스증권): 복잡한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를 벗어나, 직관적인 UI로 주식 초보자(주린이)들을 대거 흡수했습니다. 특히 해외 주식 소수점 투자는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 결제 (토스페이먼츠): 온라인 쇼핑몰의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며 B2B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습니다.
  • 기타 생활 금융:
    • 내 신용점수 확인 (무료)
    • 숨은 정부 지원금 찾기
    • 자동차 보험, 실손 보험 등 보험 비교 및 가입
    • 심지어 '만보기', '함께 토스 켜기' 등 재미(Gamification) 요소를 넣어 매일 앱을 켜게 만듭니다.

사용자는 이제 은행 업무를 위해 A은행 앱을, 주식 투자를 위해 B증권 앱을, 신용점수 확인을 위해 C 앱을 켤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토스 앱' 하나면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이것이 토스가 구축한 강력한 '락인(Lock-in) 효과'입니다.

4. 집요한 '고객 중심' UX: 토스가 일하는 방식

사실 슈퍼앱 전략은 카카오나 네이버도 시도하고 있고, 기존 은행들도 '원 앱(One App)'을 외치며 따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독 토스가 압도적인 이유는, 그들의 핵심 철학인 '사용자 경험(UX)'에 대한 집요함 때문입니다.

영상에서도 강조되지만, 토스는 '공급자(은행)'의 관점이 아니라 철저히 '사용자(고객)'의 관점에서 서비스를 설계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토스뱅크 - 지금 이자 받기' 기능입니다. 기존 은행은 한 달에 한 번, 정해진 날짜에 이자를 줬습니다. 하지만 토스뱅크는 고객이 원할 때 '버튼 하나만 누르면' 그날까지 쌓인 이자를 바로 지급합니다.

이 작은 차이가 고객에게는 엄청난 효용감과 재미를 줍니다. '내 돈의 주도권이 나에게 있다'는 느낌을 주죠. 기존 은행들은 왜 이 생각을 못 했을까요? 아마 '원래 그렇게 해왔으니까'라는 관성에 젖어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토스는 이처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서 불편함을 느끼는지를 데이터로 분석하고, 수십 번의 A/B 테스트를 거쳐 가장 직관적이고 편리한 화면을 제공합니다. 기존 은행들이 '안전성'과 '규제'를 이유로 주저할 때, 토스는 '고객 편의'를 최우선으로 두고 기술로 문제를 해결해 나갔습니다.

결론: 토스, 과연 '은행'을 점령했을까?

"실체도 없는데 1등"이라는 말은 이제 토스에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토스는 '토스뱅크'와 '토스증권'이라는 강력한 실체를 갖게 되었습니다.

토스가 이룬 것은 단순히 '새로운 은행 앱'을 만든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금융 산업의 '게임의 룰'을 바꾼 것입니다. IT 기술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 회사가 금융 면허를 가진 전통 강자들을 압도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이제 거꾸로 기존 은행들이 토스를 따라 하고 있습니다. 앱을 단순하게 만들고, 토스처럼 편리한 인증 방식을 도입하고 있죠. 이것이 바로 토스가 이미 '업계를 점령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

단 하나의 '불편함'을 해결하겠다는 작은 아이디어가 어떻게 거대한 산업을 변화시키는지 보여준 토스의 행보. 앞으로 또 어떤 혁신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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